PHOTO/풍경·자연

23시간동안 추위, 감기기운과 친구하면서 강행군했던 날

靜岩 吳益洙 2010. 12. 30. 02:56

12월 10일 저녁 7시부터 오래전부터 해 오던 아마추어무선(Ham) 관련 광주지역 송년모임에

사진을 찍어 달라는 협박성이 섞인 강요에 못이겨 당일 늦은 저녁 11시50분에 울산 강양항에 있는

명선도에서의 일출과 멸치잡이 어선의 물안개와 어우러져 귀항하는 모습....등등의

출사 계획이 잡혀 있는 와중에 그래도 함께하는 동호인들의 올 일년을 마무리하는

송년행사라 거절을 못하고 퇴근후에 부지런히 시간 맞춰 현장에 도착하여

카메라 세팅을 마친 뒤 1부행사를 마치고 2부에서의 여흥시간은 60프로 정도까지만

촬영해 주고서 양해를 구한 후에 울산으로 가기위해 만남의 장소로 급히 이동하여 차에 오르니

많은 분들이 동행하기 위해서 자리를 잡고들 계신다.

간단한 인사들을 나눈 후 10일 저녁 23시58분에 차량이 출발 중간

휴게소에서 잠시 차 한잔씩 나눈 후에 다시 달려 도착하니 11일 새벽 4시30분정도.....

물론 이동하는 차량에서 눈이야 붙이고 잠을 청했으나 그것도 깊은 잠이 들겠는가!!

 

새벽공기를 맞으며 차에서 내리니 울산 강양항이다.

어둠속에서 아스라이 명선도가 보인다.

원래는 섬 끄트머리에 소나무 한 그루가 멋진 포인트를 연출해 주었는데 병이 들어 잘라 버렸다 한다.

근처에 서성이다 워밍업으로 동이트기 전이라도 카메라를 챙겨 들고 다리를 만들 놓은 곳이 있는데

그 모습들을 찍어 대느라 다들 여념이 없다.

 

나 역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담배한대 피우고서 자리를 잡아 몇 장의 사진을 찍고 나니

이제 막 사진의 세계에 입문한 초보 분들도 많이 있어 나의 조그마한 지식을 전수(?)해 주고 나니

어느 듯 명선도 건너에 붉은 빛이 돌기 시작한다....

진사님들이 많긴 많다.

물론 그 전에 이미 내가 구상하고 염두를 둔 곳에 삼각대를 펼쳐 놓았지만....

 

 

그러나 가는 날마다 장날이면 얼마나 좋을까?

광주에서 출발하기 전에 일기예보를 보니 기온이 낮아진다고 하여 내심 좋아했는데...

이유는 일교차가 좀 있어야 물안개가 피어 오르기 때문에....

이미 시간상 해는 떠오르고 있었고 다들 아쉬움의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나도 역시 한숨소리 내기는 매 한가지....

 

그러나 바뻤다

일출다운 일출은 담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다음 순서까지 놓치기는 싫어

부지런히 삼각대와 카메라를 들고서 냅다 뛰기 시작했다.

물론 그 곳도 역시 염두에 둔 포인트....

그러나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방파제위로 올라가 찍어야 하는 상황이기에 더 서둘렀나 모르겠다.

그런데 물안개가 없으니 생각하는 만큼의 그림이 나올턱이 없지...

그리고 준비를 철저히 해서 출발했다고 생각했는데 “텔레컨버터”라는 2배줌을 만들어 주는

렌즈를 빼놓고 출발을 했으니 멀리서 갈메기떼와

함께 항구로 들어오는 모습을 가깝게 잡을 수가 없다.

아쉬운데로 200mm 그대로 잡을 수밖에....

 

촬영을 마친 후 식사를 하기위해 식당으로 이동하는데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

감기 기운이 돈다.

기침이 나오고 머리가 조금씩 아파온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여기까지와서 포기는 못허제....

식사하면서 소주 한잔으로 추위를 달래고 뱃속까지 채우고 나서

다음 이동장소인 경북 경주에 있는 읍천항으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도착해 보니 조금 나아진 것 같다.

읍천항은 드라마 “드림” 세트장이 있기도 하지만

파도가 높을 때 바다에 있는 바위와 어우러진 파도를 ND필터를 사용하여

흡사 안개모양의 물 흐름을 잡아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미 해는 중천에 떠 올라 있으니 가지고 있는 ND8 필터를 사용해도 셔터속도가 안 나온다.

카메라의 셋팅을 아무리 맞추어도 안되기는 마찬가지...

비상수단으로 CPL필터와 같이 조합을 하니 다행스럽게 셔속이 확보가 된다.

 

 

이곳에서 촬영 후 조금 이동하여 “드림” 드라마세트장으로 이동하여

그 곳의 성당과 등대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모습을 배경으로

함께 한 일행중에서 긴급히 모델을 섭외하여

잠시나마 즐겁게 연출을 하면서 인물 사진을 찍어댔다...

아마 여기에서 상당히 많은 컷 수를 소비했던 것 같다.

 

 

이제는 몸이 많이 피곤하고 지친것 같다.

배도 고파오고....

 

 

부산으로 이동하면서 해왕사입구에 해물 쟁반짜장이 맛있다는 소문이 있어

그 곳에 들어가 자리잡고 앉아 늦은 점심을 마치고

커피 한 잔까지 마시니 체력이 보충이 되는 느낌이 든다.

다시 출발하여 부산 동백섬 주차장에 도착하여 시간을 보니 이제 곧 일몰이 들겠다.

부지런히 누리마루로 올라가 자리를 잡고 기다리니 일몰시작....

 

또 다시 달렸다.

마천루 반영을 찍어야 하니까...

부지런히 준비를 마치고 "엎드려 쏴" 자세로 엎드려 있으니

혼자만 있는 게 아니고 많은 진사님들이 한결같이 "엎드려 쏴" 하고 있으니

지나는 외국인, 모르는 분들은 구경거리가 생겼는지

우리의 모습을 자신들의 카메라에 담기 시작하는데

졸지에 우리가 그 분들의 모델이 되어 버렸다. ㅎㅎㅎ

원하는 그림은 포기해야 했다.

환경이 그리 안된다.

 

일어나 광안대교 야경을 담기로 마음묵고 또 열심히 뛰었다.

 

 

춥고 바람도 불어오지만 카메라의 조그마한 구멍으로 멀리 보이는

피사체를 볼 때 만큼은 추위, 근심이 모두 사라지고

무아지경에 빠져 든다.

이렇게 해서 일정을 끝내고 광주로 되돌아오니 도착시간이 늦은 저녁 11시..

꼬박 23시간의 강행군을 마치고 하루를 마감했다.

두대의 카메라에 담아져 있는 메모리를 보니

대략 1,200여컷 정도가 기록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얼릉 눈에 보이는 데로 몇 장만 발췌하여 글을 올려 본다.